승귤입니다

육아와 생산성

조리원에 있을 때에는 다른 것은 몰라도 아기가 밤에 잠은 잘 자는 편이라서 개인 시간이 조금 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닫는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less input, less output

생산성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에 input, output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곤한다. 우리가 내놓는(output) 과업들의 퀄리티는 어떤 것을 주입(input)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면 하루종일 아기를 돌보는 육아를 하는 사람의 결과물은 무엇이 될까? 바로 예상이 되겠지만, 아기와 관련된 말들을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다른 것을 머리속에 집어 넣을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잠과 등가교환 하는 생산성

보통은 밤 12시 즈음에 잠을 자는 것이 맞겠지만, 아기가 있는 우리집은 밤12시에도 할일들이 있다. 아내는 유축을 한다. 1시 30분에 아기가 일어난다. 유축해둔 모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 다시 재우는데 빠르면 30분 오래걸리면 2시간도 걸린다. 100일이 안된 아기들은 3시간 간격으로 자고 깨고를 반복한다. 재빠르게 먹이고 재우는데 실패하면 엄마 아빠의 잠자는 시간은 그냥 날아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교대로 잠을 청하게 된다. 나는 보통 2시나 3시까지 안자고 있다가 아기가 깨면 기저귀도 갈아주고 맘마도 주곤한다. 그럼 여유시간이 딱 밤 12시~2,3시 사이에 있는데, 체력이 남아있던 날에는 그래도 뭔가 해보려고 했었다.

코드를 작성하지 않은지 1주일이 넘어가니 코드를 만져보고 싶어서 알고리즘 문제를 푼다거나, 책을 본다거나 했었다. 그런데 이것도 점점 체력이 떨어져가니,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고 자야지 라는 생각만 강하게 들고 있다. 들어오는 것이 없으니, 내보내는 것도 뭔가 시원찮다는 생각이든다.

이 시기의 생산성은 잠과 등가교환 해야만 하는 것이다. 뭔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기를 재우고 남는 짧은 시간에 서둘러서 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체력관리를 잘 못하면, 아내가 더 많은 짐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냥 쉴 수 있을 때 나도 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쓰는 글도 아기를 겨우 잠재우고 잠깐 쓰고 있는데, 너무 두서가 없는 것이 신경 쓰인다.

성장통

아기를 돌보는 시간은 정말로 24시간이 맞긴하다. 3시간 단위로 자고 깨고 한다고 하더라도, 딱떨어지게 그렇게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폭풍성장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에는 정말 아기가 많이 힘들어한다. 겨우 달래서 재워도 10분자고 깨고 5분자고 깨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빨리 자라는 만큼 많이 아프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아기를 잘 돌보는게 가장 생산적인것이 아닐까

아기를 돌보는 괴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렇다고 아기를 보는게 싫은 것은 아니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그 따뜻한 체온이 전달되는 것이 참 기분이 좋다. 서로 핸드폰만 들여다 보던 시간도 더러 있었는데, 아기를 함께 돌보면서 이야기도 많이하고 웃는 시간도 많아졌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면 달래면서 몇시간이고 계속 안아줘야 하기 때문에 많이 힘든데, 또 이 시기가 아니면 언제 이렇게 안아줄까 라는 생각도 있다. 그러니 아기를 잘 돌보는 것을 가장 잘하는 것이 이 시기에는 맞는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은 너무 일만 하면서 살아서 그런지 휴가 때도 슬랙보고 메일보고 코드도 잠깐 보고 했었는데, 아기랑 더 잘 놀아주고 돌봐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이가 통잠을 좀 자줘서 엄마 아빠에게 편한 잠을 선물해주면 좋겠다. (장모님이 오셔서 하루는 통잠을 잤다.)


이전글: 실전 육아 101
(2019.5.13) made by seungkyoo